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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교육과정-수업-평가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이형빈 지음, 맘에드림
2장. 교육과정으로 드러나는 교육의 실제성
A중학교: 서울시 강북 지역의 일반학교
B중학교: 경기도 K시 혁신학교 지정 2년차
C중학교: 경기도 S시 혁신학교 지정 5년차
학교 교육과정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따르도록 되어 있어 문서상으로 나타난 교육과정은 학교마다 차이가 없다. 중요한 것은 교실 혹은 학생 차원에서의 교육과정이다.
혁신학교 5년 차를 맞이한 C중학교 교사들은 일상적으로 교육과정을 적극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반면 일반 학교인 A중학교 교사들은 기존의 교과서 진도 나가기식 관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 B중학교 교사들은 교육과정 재구성의 필요성을 공감하여 실천해 나가려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1. 주제-탐구-표현으로 이어지는 교과별 교육과정
교사가 단순히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주제를 탐구하고 그 결과를 표현하여 공유하는 것까지를 교육과정의 목표로 한다면 이는 교과 내 통합이 이루어진 교육과정이라 할 수 있다.
(1) 단편적 지식 위주의 교육과정
혁신학교나 일반학교의 중요한 차이는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려는 노력이 학교 전체 차원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느냐의 여부다.
. A중학교 역사 수업 참관 결과: 교사는 일방적으로 진도를 다가고 학생들은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전통적인 수업 방식, 단편적 지식만을 전달하는 교육과정
(2) 주제-탐구-표현 교육과정
. A중학교 국어 - 모둠활동을 통한 시집 만들기: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면서 주제-탐구-표현 과정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었다. A중학교에서도 몇몇 교사와 개별 교사 차원에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이를 반영해 수업을 설계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그러나 개별 교과나 교사 차원에서 실현되고 있을 뿐, 학교 전체의 시스템이나 문화로 정착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혁신학교를 시행하고 있는 학교와의 차이점이다.
. B중학교 국어 - 모둠별 토론식 수업: B중학교는 혁신학교로 지정, 운영되면서 적극 교육과정을 재구성을 하고 있었다. 격주로 수요일을 '수업 공개 및 나눔의 날'로 지정해 공개수업을 열어 모든 교과 교사가 함께 참관한 후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진행하는 것이다. B중학교는 학생들의 탐구와 표현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과정을 지향했다. 흥미있는 주제를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하고 토론을 거쳐 사고력을 확장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이 설계되어 있었다. 교사가 의도한 여러가지 요소를 지닌 교육과정을 최대한 통합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 C중학교 국어 - 문학 감상과 비평: 학생들이 스스로 지식을 탐구하고 이를 표현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었다. 학생들은 교사가 제시한 과제에 따라 스스로 작품의 의미를 탐구하는 과정을 거치고 교사는 학생들이 탐구한 내용을 서로 공유하면서 더욱 문제의식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또한 학생들끼리 서로 협력하는 가운데 의문이 자연스럽게 해결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를 발표와 비평문 쓰기 등 표현활동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이어가고 있었다.
2. 교과의 경계를 넘어선 통합
(1) 통합교육과정의 유형
통합교육과정에서는 교과 간 분리가 약하며 학생들 입장에서 서로 다른 교과의 학습경험이 관련을 맺으며 통합적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교육과정이다. 통합교육과정의 유형은 다문학적 통함, 간학문적 통합, 초학문적 통합으로 분류될 수 있다.
. 다문학적 통합: 교과 간 경계는 유지하되 독립 교과 영역 안에서 다른 교과에서 다루는 개념이나 원리를 활용하는 것
. 간문학적 통합: 교과 간 경계는 유지하지만 통합적 주제를 중심으로 관련 교과의 내용을 재구성하는 것
. 초문학적 통합: 교과 간 경계를 완전히 극복하여 교육과정을 새롭게 구성하는 것
(2) 통합교육과정의 사례
. C중학교 교과 중심 통합교육과정 : C중학교는 다학문적 통합과 간학문적 통합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진다. 간학문적 통합 경우 특정 시기,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모든 교과가 함께 참여하는 주제 중심 통합교육과정은 물론이고 교과 중심 통합교육과정도 이루어졌다. 통합교육과정은 단지 동일한 주제를 여러 교과가 함께 다루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학생들이 배우는 내용을 바탕으로 탐구활동을 진행하고 이를 구체적인 수행 결과물로 표현하는 활동까지 통합적으로 이루어질 때 통합교육과정의 의미가 살아날 수 있다.
. B중학교 주제 중심 통합교육과정 : 주제 중심 통합교육과정은 학교 공동체 전체가 지향하는 주제와 가치를 중심으로 모든 교과가 함께 참여해 교과 간 연계성을 확보하는 교육과정이다. 주제 중심 통합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수업이나 과학의 경우 억지로 끼워 맞추는 듯한 느낌을 갖기 쉽다. 하지만 주제 통합교육과정을 통해 각 교과 교사가 다른 교과도 들여다보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이는 학생이 배우는 다른 교육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 교과와 교과의 장벽을 넘는 교육과정 재구성의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과 노력이 학생들의 문제해결 능력과 통합적 사고를 신장케하고, 지식, 기능, 인성이 조화된 전인적 인간으로 성장시키는 교육과정의 토대가 될 수 있다.
3. 교육과정과 학생들 삶의 통합
(1)교육과정과 실생활의 관련성
교과와 학생의 삶을 연계한다는 것은 학생이 실생활에서 경험한 내용을 교과 학습의 소재로 사용하거나 나아가 교과 학습의 결과가 학생의 인격적 성장과 정체성 형성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2)학습 자료의 활용
교사들은 교과의 내용을 학생들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매체 활용, 흥미를 이끌 자료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자료는 학생들 삶에 의미 있는 내용으로 연결되어야 하며 이를 매개로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에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3)학생 삶과 연계된 교육과정
. C중학교 과학 참관 수업 결과: C중학교 1학년 과학 교과의 '자유 탐구' 수업은 실생활을 소재로 한 탐구 활동을 통해 교과와 학생들의 삶을 적극적으로 연계시키는 교육 과정의 특징이 잘 드러났다. 교사는 학생들이 과학적 지식을 알고 확인하는 것보다 스스로 탐구하는 방법과 절차를 깨닫게 도와주는 것을 더욱 중시하며 학생들은 자신의 삶과 관련된 의미 있는 배움을 경험하게 했다.
4. 교육과정과 사회적 실천의 통합
(1)삶의 방식으로서 민주주의
교과와 사회 사이에 약한 분리가 형성된다는 것은 교실 밖 세상에 대한 관심과 실천으로 연결시키는 교육과정을 의미하며 민주주의를 학습과 실천을 통해 '삶의 방식으로서 민주주의'를 접하는 것을 의미한다. A,B,C중학교 교사들에게 설문 결과 '내 수업에 사회적 문제나 가치를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라는 문항에 C중학교 교사들은 다른 두 학교 교사들에 비해 교과와 사회적 가치를 통합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2)사회적 실천을 위한 교육과정
. C학교 도덕 및 '위안부 할머니 수요 집회 참가' 체험활동 참관 결과: C중학교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모둠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협력과 배려라는 사회적 가치를 내면화하고 있었다. 또한 지역사회의 문제, 역사적 문제에 대한 관심과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교사들 역시 교육과정 설계 과정에서 교과 간 경계를 넘어 교사 간 협력과 소통을 통해 의미 있는 교육과정을 구현해 가고 있었다. C중학교의 경우 교과와 학생의 삶, 교과와 교과, 교과와 사회적 가치의 통합을 통해 학생들이 사회적 실천을 모색하고 민주 시민으로 성장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5. 교육과정 구성에서 교사의 역할
(1)전통적인 교육과정 설계 과정: 교사 참여 배제
교사는 국가가 요구하는 목적을 이행하도록 조직되었다. 이런 교육 행정 조직에서 교사는 기계 부품처럼 주어진 교육과정을 반복하는 기능인에 불과했다. 과학적 관리론의 핵심은 노동 과정에서 구상과 실행의 분리다. 따라서 교사가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것은 노동 소외 현상을 극복하고 자기 노동의 주체로 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교직은 전문직으로서의 속성과 동시에 공공적 전문성, 민주적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2)교과의 장벽을 넘어선 교사 공동의 실천
교과를 넘어선 교사들의 협력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의미 있는 체험활동과 사회적 실천을 경험할 수 있다. B중학교는 범교과적 연구 모임을 통해 여러 교과 교사 10여 명이 자발적으로 모여 서로의 학습활동지를 검토하는 모임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 모임의 장점은 다른 교과 비전공자의 눈으로 보고 자연스럽게 학생의 눈으로 학습활동지를 바라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라든가 지나치게 교과 전문 영역에 치우치는 경우를 학생들의 입장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학습활동지가 학생들의 배움을 안내하는 데 적절한지, 시간 배분이나 참관 결과 피드백까지 과정을 거칠 수 있었다. 이런 모임은 교사들이 타 교과의 교육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와 다른 교과에서 배우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자신의 교과와 연계시키려는 노력이 일상적이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6. 교육과정과 학생의 배움
(1)삶과의 관련성 인식하기
교육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실제로 무엇을 경험했고, 이를 통해 어떠한 배움의 의미를 발견하였는가 하는 점이다. C중학교 학생들은 교과의 내용이 자신의 삶과 의미 있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에 적극적인 참여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교육과정이 학생들의 삶이나 사회적 가치와 긴밀하게 연계될 때 학생들은 배움의 의미를 찾게된다.
(2)배움의 즐거움 느끼기
학생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주제로 서로 협력하며 탐구하는 과정과 동료 학생들 앞에서 발표하는 기회를 경험했을 때, 또한 동료 학생들의 발표를 듣고 궁금한 점을 질문하며 해결하는 과정에서 즐겁고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일상생활을 대상으로 직접 탐구 활동을 진행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발표함으로써 경험-탐구-표현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교육과정은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교육 경험으로 남게 되며 그 속에서 학생들은 배움 자체로부터 오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3)자신의 목소리 드러내기
학생들이 교육과정 속에서 교과 내용과 자신의 삶과 관련성을 인식하고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면 이런 과정을 통해 자아 가치를 인식하는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학생들의 삶의 현실이나 사회적 가치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교육과정은 세계와 관련된 쟁점들을 탐구하게 되고, 학생들은 자신들이 살아갈 세상을 대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내며 새로운 메시지를 실현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정체성을 형성하게 된다. 이런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사회 현안과 학교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었다. 자신의 역할을 찾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드러내려는 모습과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나에게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